함란애

나는 틀을 싫어한다. 나는 구속을 싫어한다. 나는 닫혀진 공간을 싫어한다. 나는 한계(限界)를 싫어한다. 나는 닫혀진 공간 속에 내 작품이 한정(限定)되는 것을 견딜 수 없다. 나는 늘 무기체인 한 폭의 그림이 어떻게 하면 자연과 인간의 공간 속에서 살아있는 생명감을 지닌 작품으로 환원될 수 있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작품에는 무엇을 가둬 놓는 틀이란 없다. 

나 자신마저도. 기존 미술의 틀이나 기법, 그리고 수많은 규칙들은 나에게 때로는 너무나 무의미한 것들이다. 

그래서 나의 작품들은 누군가의 평가와 시선과 언어에서 벗어나 나만의 감각대로, 나만의 감정대로, 나만의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다.

나의 그림에는 명제(命題)가 없다. 명제에 따르는 어떠한 선입관과 편견도 바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그림에 나타난 느낌 그대로, 관객 하나하나가 자신이 느끼는 느낌 그대로를 다시 나의 그림에 되돌려 주어 그림이 그림으로서만 온전히 존재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나의 그림에 바라는 단 하나의 것이다.